디바이스디자인 조영국 대표

비접촉 원격 건강관리, 인프라 자립형 결제 시스템,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기술 수요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삶의 질과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무선통신과 IoT, AI를 융합한 솔루션은 헬스케어부터 교통, 에너지 관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 중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글로벌시장은 이제 기술력보다 문제 해결력을 가진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사람을 향한 기술을 추구하는 디바이스디자인의 조영국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자기소개 및 창업 동기

경북대학교에서 무기재료를 전공한 후 LG이노텍과 필코CND에서 15년간 연구개발 및 신사업 총괄 업무를 맡아 무선통신 및 회로 설계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기술 개발 그 자체보다는 기술이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고민 끝에 더욱 실질적이며 인간 중심적인 기술을 직접 구현하고자 2010년 디바이스디자인㈜을 설립하게 되었다. 창업 초기에는 초소형 IoT 모듈 개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헬스케어, 결제, 빌딩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하며 사람을 위한 기술, 삶을 바꾸는 혁신이라는 자사의 철학을 세계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Q. 주요 비즈니스 영역

디바이스디자인은 무선통신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갖춘 두 축의 핵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BLE, Wi-Fi, Sub-GHz 등 다양한 IoT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선통신 모듈을 설계·제조하여 국내외 가전 및 전자기기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RF 설계부터 펌웨어, 애플리케이션 개발까지 아우르는 통합 기술력을 바탕으로 JVC, AT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ODM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버 기반 AI 모니터링 사업을 운영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자체 무선통신 및 센서 기술에 AI 알고리즘을 접목해 심부체온, 뇌파(EEG), 심전도(ECG), 산소포화도(SpO2) 등 생체신호를 정밀 측정할 수 있는 비접촉 원격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빌딩 모니터링 시스템은 LoRa 통신 기반의 센서와 서버 기술을 결합하여 전압, 전류, 진동, 온습도 등 주요 설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자연재해 대응과 설비 예지 보전 기능까지 제공하는 고도화된 관제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교통 시스템 영역에서는 필리핀 바기오 지역에서 LoRa 기반의 버스정보시스템(BIS) 및 NFC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여 출퇴근 관리, 학생증, 시민증, 직불카드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으며, 필리핀형 ‘옥토퍼스 카드’ 모델 구축을 통해 결제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한편, 이를 동남아 전역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디바이스디자인 DDPH 준공식


Q. 경쟁력

디바이스디자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견고한 조직 체계와 풍부한 IoT 개발 경험, 안정된 생산 이력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력이나 생산 능력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내재화, 현지 생산, 문제 해결형 사업모델이라는 삼각 구조로 구체화하여, 경쟁사들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사는 RF 회로 설계부터 펌웨어, 애플리케이션, 서버에 이르기까지 핵심 기술 전 과정을 내부 인력만으로 직접 설계·개발·생산하고 있으며, 필리핀 현지에 구축한 자가 공장을 통해 생산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는 기술의 외주 의존도를 최소화하면서도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구조를 의미한다. 디바이스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아니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도시 인프라 구축과 사회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솔루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술을 삶의 현장에 접목하여 질적인 변화를 이루는 비즈니스 모델이, 자사의 가장 강력한 차별화 요소이다.

Q. 준비 중인 신사업

현재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중심으로 미래 시장을 공략하는 사업 및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성과는 4세대 심부체온계다.

해당 제품은 기존의 이마나 귀에 대는 방식에서 벗어나, 삽입형 센서를 통해 더욱 정밀하고 일관된 체온 측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0.05℃라는 높은 정밀도와 5초 이내의 빠른 측정 속도를 동시에 구현하였으며, BLE 및 LoRa 통신 기능을 탑재해 원격에서도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2024년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시장확대형)에 선정되어 정부의 기술 개발 자금을 지원받아 현재 활발히 개발 중이며, 미국 시장 단독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입지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디바이스디자인은 기존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 인프라와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 기술의 융합을 통해 보다 넓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하며, 다양한 파트너십과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 라이프 환경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Q. 주요 타깃층 및 고객 관리

자사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곳에 먼저 도달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헬스케어 제품군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북미 가정용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 유아를 둔 가정에서 체온, 뇌파(EEG), 심전도(ECG) 등 Vital Sign 데이터 원격 모니터링 수요가 높다.

결제 및 인프라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우 공공기관, 지자체, 대중교통 운영사, 교육기관 등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특히 LTE 통신망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가 인프라 없이도 통신·출입·결제를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높다.

헬스케어 제품군의 경우, 고객센터·웹 피드백·앱 내 VOC(Voice of Customer)를 통해 수집된 의견을 제품 개선에 실시간 반영하고 있다. B2B 고객, 특히 공공기관 및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업에서는 초기 제안 단계부터 커스터마이징 설계, 기술지원, 인증 대응, 사후 유지보수까지 전 주기를 지원한다.

디바이스디자인 컨소시엄


Q. 향후 계획

기술 중심의 하드웨어 기업을 넘어, 사람과 사회를 위한 실질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 기반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중장기 계획으로 두 가지 방향에서의 본격적인 시장 확장을 중인데, 첫째는 동남아시아 결제 인프라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필리핀을 필두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 LTE 음영지역이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LoRa 기반의 결제·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동남아 지역의 옥토퍼스 카드와 같은 선불·직불 결제생태계 플랫폼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둘째는 미국 헬스케어 시장 진출이다. 4세대 심부체온계와 AI 종합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RPM(Remote Patient Monitoring) 분야에 진입 중이며, 이를 위한 FDA 인증 획득 및 미국 의료기기 유통망 확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Q. 경영철학

디바이스디자인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모든 제품을 제작할 때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체온계 개발 시 수치 정확도보다 사용자가 얼마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한 요소로 바라본다.

모든 의사결정은 수평적이며, 현장과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한다. 기술력보다 공감과 실행력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하기에 고객과 팀원을 이해하고 어떤 문제도 말뿐만이 아닌 실행으로 풀어가는 리더가 되기 위해 늘 고민한다.

Q. 미래 창업자들에게

창업은 처음부터 완성된 무언가가 아니다. 고객과 제품은 부족하고, 투자 유치는 늘 어렵다. 하지만 그런 미완성의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집요한 끈기가 회사를 살리고,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제품이 아무리 멋지고 기능이 탁월하더라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이걸 필요로 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시장과 연결될 수 없다. 기술은 수단일 뿐이고, 고객의 문제를 나의 문제처럼 여기는 태도야말로 창업자의 큰 자산이다.

수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버틸 수 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이 길이 맞다’는 믿음과 ‘아직 끝난 게 아니다’는 끈기다. 신뢰를 쌓고,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결국 회사를 지키고 키워주는 가장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이번 인터뷰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디바이스디자인이 단순한 기술이나 제조업체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바꾸는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라는 점이다. 자사는 LoRa, BLE, AI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기술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자사가 보유한 기술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복잡하고 화려한 기술보다도 가장 필요한 곳에 현실적인 방식으로 다가가는 것이 디바이스디자인의 경쟁력이자 존재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