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시상식 무대 위, MC를 보는 사회자 앞에 놓인 단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아크릴 단상은 무대를 돋보이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론 무대와 어울리지 않는 단상은 무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기도 한다.
어떠한 디자인과 색으로 단상을 표현하고 그 무대와 잘 어울리는 조화로운 단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무대를 분위기가 달라진다. 에스디씨컴퍼니의 임한혁대표는 무대 위에 초라하게 서 있는 단상의 모습을 보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미한다면 무대를 한 층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및 창업 동기
군대를 전역하고 작은 영상행사 기획사에서 PD로 근무했다. 그 당시 소호몰이 유행이었는데 저도 쇼핑몰을 준비하고 있었다. 기획사에서 일하다 보니 여러 행사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의도 행사장에서 무대 위 구시대적인 형광색 아크릴 사회대를 보고 다르게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여러 가지 제품을 찾아보게 되었고, 2007년에 아크릴 단상 전문 쇼핑몰을 창업하게 되었다. 당시 CNC 가공 업체에서 근무 중이던 친구 덕분에 제작 공정이나 생산해줄 외주업체를 찾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Q. 처음 도전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프로그램을 다룰 줄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만져보면서 직접 익혔다. 도면을 그리는 연습부터 스스로 배워나갔다. 매출 부분의 어려움이 가장 컸기 때문에 쇼핑몰 초기에는 다른 일을 병행했다. 빕스 주방에서 일하기도 하고,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행사 기획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직접 홍보하면서 판매를 시작했다.
Q. 주요 비즈니스 영역
꾸준한 매출로 따지자면 산업 명판과 아크릴 단상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워낙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어서 매출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작년에는 유명 브랜드 향수 캡을 만 개 이상 제작하기도 했고 몇 년 전에는 S전기에 칩인덕터 생산에 필요한 지그를 생산하기도 했다.
Q. 경쟁력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만큼 다양한 설비와 경험이 큰 경쟁력이다. 에스디씨컴퍼니는 명판업체이면서 아크릴업체이고, 인쇄업체면서 마킹 업체이기도 하다. 필요하다면 중국에 있는 협력업체를 통해 저렴하게 생산설비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CNC라우터 와 레이저 가공기, 마킹등 여러 장비를 직접 수입해 온 적이 있다. CNC조각기, CNC라우터, CO2레이저 가공기, 레이저 마킹기, 레이저용접기, 절곡기, UV평판인쇄기, UV실사인쇄기, 시트커팅기, 압입기 등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타 업체와 차별화된 점은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다. CNC장비회사에서 법인을 설립할 때 센터장으로 기술지원센터를 맡아서 창업교육과 기술교육, 공정교육 등 여러 업체를 교육했다.
Q. 노하우
중국에 방문해 직접 검수했는데도 다른 문제가 있는 기계가 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당황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어는 잘 못 하지만, 번역기를 이용해 업체 측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해결 방안을 받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컨택한다. 이렇게 직접 고쳐나가다 보니 외부 인력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기계 설비하는 능력도 갖추게 되었다.
Q. 준비 중인 신제품
창업할 때부터 큰 도움이 되었던 아크릴단상(사회대)의 새로운 디자인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 디자인등록 없이 제품을 판매하였는데 많은 업체가 모방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어 이번에는 제품 출시와 함께 디자인등록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목표인 B2B에서 B2C로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상품들을 제작해서 자사몰이나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Q. 주요 타깃층과 고객관리
많은 제품을 제작하다 보니 작가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곳에서 의뢰가 들어온다. 제품의 품질은 기본, 결국 ‘단가’가 가장 중요한 관리 포인트이다. 고객과 소통하며 최대한 고객이 원하는 단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에스디씨컴퍼니를 접할 수 있는 경로
통합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제품을 제작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외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소식을 올리고 있다.
Q. 향후 계획
B2B와 함께 B2C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작은 열쇠고리부터 액자, 가구, 조명 같은 일상에서도 사용 가능한 다양한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Q. 경영철학
매일 바쁘게 살다 보니 나에게 리더십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 늦게 나와서 일만 던져놓고 놀러 다니는 대표가 아니라 현장에서 같이 땀 흘리고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사의 직원들은 주로 친구와 지인의 소개 등 인연이 있는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더 편한 분위기로 단합할 수 있다. 대표로서는 직원들을 편하고 자유롭게 해주는 게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하는 데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각자 쉬고 싶을 땐 쉬고, 일이 없을 땐 일찍 퇴근하기도 하면서 효율적으로 일할 방법을 찾는다.
또한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입사 후 체중이 증가했을 정도로 먹는 것에 아끼지 않는 편이다. 잘 먹어야 일도, 개인의 삶도 잘 꾸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요청으로 회사 지하에 헬스장을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직원들의 요청이나 요구는 최대한 들어주려고 하는 편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내용
에스디씨컴퍼니는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 만들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오토바이 액세서리, 오브제, 명판, 어항, 꽃병 등 품종을 가리지 않고 고객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다. 때때로 작품 영역의 의뢰가 들어오면 작가들과 협업하여 제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스물여섯부터 지금까지, 그동안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실패했던 순간, 성공했던 순간 모두 떠올랐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중요한 나라이다. 손톱 밑에 기름때가 끼고 손바닥에는 군살이 생기고 몸에서 땀 냄새가 나는 일이지만 제가 하는 일이 크고 대단한, 엄청난 산업을 뒷받침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없어져 가는 공장들, 늘어나는 임대 현수막,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더 강하고 튼튼한 에스디씨컴퍼니로 만들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