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기체분리 멤브레인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탄소포집 방식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구조가 단순해 상업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발전소, 제철소, 석유화학 플랜트 등 대형 배출원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고분자 및 나노복합소재를 활용한 멤브레인이 개발되며 선택도와 투과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고, 수소 정제, 바이오가스 처리, 공기정화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기체분리 멤브레인은 이제 실험실을 넘어, 탈탄소 산업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멤브레인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90년대, 연구자의 길에서 첫발을 내디딘 씨이엘랩 김종표 대표는 기체 분리 기술의 가능성에 매료되어 30년이라는 시간을 기술 개발에 바쳤다. 김 대표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 및 창업 동기
1994년 대학 졸업 후 카이스트에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하던 중, 멤브레인 분야의 권위자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건용 교수의 권유로 처음 멤브레인을 접하게 되었다. 이후 연세대학교에서 멤브레인을 전공하며 석·박사 학위를 마치고 연구교수로 활동하였으며, 환경부의 대형 국책과제인 수처리 선진화 사업단에 참여해 멤브레인 기반 정수용 여과 모듈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소기업 연구소장으로 과제를 수행하던 당시,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열정 하나로 팀을 이끌며 단기간에 성과를 도출해냈다. 이후 롯데케미칼 수석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수처리 신사업을 주도하였고, 삼성의 수처리사업부 인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마지막 경영위원회 보고까지 단독으로 이끌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2021년에는 항체포집 멤브레인 개발로 사내벤처 1기에 선정되어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스핀오프 승인은 받지 못하고 현업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이때 창업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준비를 해온 경험은 깊은 아쉬움으로 남았고, 결국 멤브레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체분리막과 탄소포집 기술 개발을 직접 주도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Q. 주요 비즈니스 영역
씨이엘랩은 높은 선택도와 투과도를 가진 기체 분리용 멤브레인 제품을 만들어 이를 필요한 곳에 공급하고 있다. 사업의 출발점은 탄소포집 기술로, 산업혁명 이후 누적된 1.5조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갖춘 탄소포집용 멤브레인을 개발하여, 탄소 다배출 기업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설정한 2030년과 2050년의 탄소 감축 목표에 발맞추어 상용화가 시급한 분야로, 향후 발전소, 제철소, 석유화학 공장 등 대형 배출원에 적용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사업영역 또한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가스 정제, 수소 회수, 프로판 분리, 질소 정제, 산소 농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퍼듀대학교에서는 건물 공조용 제습 멤브레인으로 테스트하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체분리 멤브레인은 특정 가스를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기술로, 하나의 원리로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사는 앞으로도 고성능 멤브레인을 지속 개발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 현장에 공급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기후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술 기반 비즈니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Q. 경쟁력
사용자 중심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이 자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경쟁사가 대규모 상업 시설을 기반으로 표준제품을 생산하여 대량 공급한다면, 자사는 각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자사의 고객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중공사 멤브레인 직경 사이즈 변경을 요구하기도 하고, 모듈의 형태를 다양하게 요청할 수 있다.
기체분리용 멤브레인은 분리 대상 물질에 따라 필요한 소재 특성이 달라지기에 단일 제품으로는 다양한 산업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자사는 고객이 분리하고자 하는 특정 가스 성분에 따라 소재 적합성을 철저히 검토한 후, 최적화된 멤브레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과 유연한 대응 시스템을 갖추었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나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 있는 수소 산업, 연구개발기관 등 다양한 고객군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Q. 개발 중인 신제품
창업 1년 남짓한 씨이엘랩은 이제 막 제품을 출시하여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서강대학교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나노입자를 기반으로 신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탄소포집에서 상용화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습식법의 장점과 멤브레인 기술의 장점을 결합한 멤브레인 컨택터 개발을 추진하며, 분리기술에 머물지 않고 분리된 물질을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공정이 가능한 멤브레인 리액터 개발 및 상용화를 중장기 목표로 두고 있다. 이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포집하는 것을 넘어 동시에 탄소중립연료(E-Fuel)과 같은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Q. 주요 타깃층 및 고객관리
당초 석유화학기업이나 철강, 발전 공기업 등 탄소 다배출 기업을 타깃으로 설정했지만, 현재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특정 분야를 타깃으로 설정하기보다는 기체 분리용 멤브레인 제품을 기반으로 사업을 수행 중이며, 이를 요구하는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한번 인연을 맺은 기업이 다시금 자사를 찾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고객관리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고객관리는 결국 신뢰에서 시작되며, 제품에 대한 믿음, 가격의 합리성과 배려가 동반된다면 단단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계획 및 목표
2030년까지 매출 350억 원 달성과 2031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체분리 멤브레인 기술을 기반으로 탄소포집, 수소 회수, 바이오가스 정제, 제습 및 공기정화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경제와 같은 미래 유망 시장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하지만 단순한 사업적 성과를 넘어, 진정한 목표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끊어진 지구의 탄소 순환 고리를 복원하는 데 있다. 지구는 물질이 외부로 나가지 않는 닫힌계(Closed system)이며, 탄소와 수소는 태양에너지를 통해 순환해야 하지만 산업화로 이 균형이 무너졌다. 이에 멤브레인 기술을 통해 이 순환 구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회사명에 담긴 ‘C’와 ‘E’는 각각 Climate, Carbon Cycle, Circular Economy, Environmental, Energy를 뜻하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철학적 비전을 담고 있다.
Q. 경영철학
의무이행은 대체로 수동적인 경향이기에 규제와 규정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씨이엘랩은 출퇴근 규정이나 직급 체계를 두지 않고, 팀별 목표와 기간 설정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할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에 더해 최대한 임직원들과 그 가족의 복지가 좋은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회사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미래 창업자들에게
창업 교육을 받으며 젊은 창업자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그곳에선 사람이 학벌이나 나이로 나뉘지 않고, 모두 도전자일 뿐이다. 누구나 극소수만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자신이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성공한다면 도전이라고 할 수 없다. 도전 그 자체를 삶의 과정으로 바라본다면 훨씬 멋진 삶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씨이엘랩은 그동안 많은 기술을 축적하였으며 기술에 대한 경험이 많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만큼, 기술력과 고객 만족 부분에 자부심이 있다. 씨이엘랩이 더 알려져 많은 고객사가 우리의 기술을 경험하고, 그들의 사업에 도움을 받길 바란다. 자사와 함께 성장해 나갈 많은 기업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