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이코리아 박기철 대표


대한민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에서 7번째로 실용인공위성 발사국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항공기술이 세계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리호 같은 항공우주 분야에서 사용되던 터보기계기술을 에너지 산업에 사용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데 일조한 티앤이코리아의 박기철 대표는 35년간 터보기계의 형상설계 및 성능검증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베테랑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및 창업동기

서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항공우주 공학을 전공했다. 그 후 1990년 삼성항공(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군사용 로켓엔진에 필요한 터보기계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 벤쳐 기업 뉴로스의 창립 멤버로 참여하여 항공우주 분야에 주로 활용되는 터보기계 기술을 산업용으로 활용해 고효율 고속 터보블로워를 개발했다.

저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 고속 터보블로워 제품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고자 2008년 캐나다 회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단 2명의 인력으로 시작했던 이 합작 법인은 현재 미국 고속 터보블로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처음 시작했던 뉴로스가 2012년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저는 기술 중심의 회사에서 변화해야 한다는 바람과 함께 사업 분야의 다양화에 좀 더 집중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와 더불어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통해 스스로를 충전해야 할 것 같다는 고민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제조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동안 해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가 역할을 모색하던 중, 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제조업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티앤이코리아를 시작하게 됐다.

Q. 주요 비즈니스 영역

티앤이는 Turbo aNd Energy의 약자로, 항공우주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터보기계기술을 에너지 산업에 활용, 궁극적으로 에너지 절감을 통한 미래 환경보호에 기여하자는 뜻이다. 사업 분야는 크게 환경물산업, 신재생에너지, 기자재 엔지니어링 분야다. 환경물산업에서는 소비되는 에너지를 절감함으로써 에너지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근본적으로 저감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는 주로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압축기와 블로워를 개발함으로 수소경제의 활용 영역에 있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소의 생성과 이송 등 전 분야에 걸쳐 적용될 수 있는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다. 기자재 엔지니어링은 항공 및 조선 분야에서 어쩔 수 없이 사용되고 있는 외산 제품을 국산화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제고 하고 크게는 국내 항공 및 조선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경쟁력

‘시장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하자’ 티앤이는 기술중심의 회사로, 국내외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이 하기에는 시장이 작고, 일반 중소업체가 하기에는 기술력과 자금이 부족한 분야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해 가고 있다. 경쟁사의 기반이 생산인 반면 티앤이의 기반은 독자 기술의 연구개발에 있어, 고객가치 증대를 위한 제품의 활용성과 응용성에 있어 차별화가 있다.

Q. 개발 중인 제품

가장 가깝게는 수소차용 터보압축기, 수소발전용 터보블로워의 개발이 완료되어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동일한 기술을 활용하여 냉동 공조 분야에 기여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환경문제에서 탄소 중립과 함께 중요한 주제인 냉매에 의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자연 냉매를 활용한 냉난방에 관심이 있고, 공기를 사용한 에어사이클 히트펌프를 개발하여 해외에서 시운전 중에 있다.

Q. 주요 타깃층과 고객관리

환경물산업의 경우 주요 고객은 대형건설사 또는 지자체 등이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및 기자재 엔지니어링의 경우 국내외 대기업이다. 이러한 고객 대응 및 관리에 있어서는 해당 제품에 대한 협의에서 신뢰를 줄 수 있는 기술적 대응력과 함께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티앤이는 터보기계 전문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의 설계부터 제작 성능평가 및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전 주기에 걸쳐 신뢰도 높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Q. 티앤이코리아를 접할 수 있는 경로

홈페이지를 통해 티앤이의 사업 분야 및 제품에 대한 소개를 받을 수 있으며, 개별적 이메일을 통해 필요한 각종 자료를 보내드리고 있다.


Q. 향후 계획

사업 분야는 세 가지이지만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매우 다양하다. 개발 완성도를 높이고 사업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다.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이러한 자원을 확보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작지만 전문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하여 국내 터보기계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규모는 작더라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 회사로 성장하고자 한다. 또한, 회사를 더욱 안정적인 환경으로 조성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나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단순한 직장이 아닌 사회적 자아 실현을 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면서 성장하고자 한다.

Q. 경영철학

‘Be Small, Think Big’ 경영자의 주요 덕목 중 하나는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경영에는 크고 작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상식, 공감, 배려다. 이를 통해 어떤 것을 작게 하고 어떤 것을 더 크게 생각해야 할지를 결정한다. 매사를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무리하지 않아도 되고, 어떤 상황을 공감하고 그 상황에 놓인 상대를 배려하면 어느 정도의 비상식도 인정할 수 있는 포용성이 생긴다.

또한, 직원에 대한 공감과 배려도 잊지 않는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본관 옆에 신축건물을 세우며 그 안에 식당을 만들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즐겁게 식사하며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복지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회사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만큼 더 좋은 복지는 없을 것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내용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 투자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를 통해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벤처기업이 활성화되고 기술 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기계 제조업의 경우, 시작하는 단계보다는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해 공간, 설비 및 인력 등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정부의 기술지원 정책으로 시작은 가능하나, 곧 민간부문에서 더 큰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유지하고 성장하기가 어렵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하며, 극적 투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제조업에 대한 민간 투자는 IT나 바이오 산업에 비해 상당히 뒤처지는 상황이다. 제조업이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된다는 관점에서, 성과와 시기가 중요한 민간 투자자보다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제조업에 큰 규모로 투자하거나 지원해 주는 방안이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