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류 물류 산업은 오랜 기간 일반 산업과 함께 진화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 디지털 전환의 요구는 이 산업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창고 운영을 넘어, 스마트한 풀필먼트 서비스와 시스템 경쟁력이 물류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떠오른 시대다.

이런 변화속 ‘나우패킹’은. 의류 쇼핑몰 창업 실패 경험을 발판 삼아 물류 대행이라는 틈새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자체 풀필먼트 시스템인 NFS(Now Packing Fulfillment System)를 구축하며, 동대문 의류 시장과 함께 성장해가는 길을 선택했다.

나우패킹 양태구 대표를 만나, 스타트업다운 실행력과 현장 중심의 직관, 그리고 ‘경쟁사를 고객으로 바꾸는’ 독특한 사업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우패킹 양태구 대표


Q. 간단한 자기소개

나우패킹 대표 양태구이다. 브랜드들이 물류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본업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우패킹을 창업한 이유이며, 단순한 3PL 물류대행이 아닌, 브랜드의 성장과 확장을 함께 고민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류라는 물리적 산업을 보다 스마트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관심이 많고, 실제로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Q. 창업 이전에 경험

처음에는 여성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며 창업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남성인 입장에서 여성 고객의 감성과 니즈를 완벽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꼈고, 이후 남성 의류 쇼핑몰로 전환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물류를 아웃소싱하지 못하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버릇이 있었고,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직접 물류 업무를 익히게 되었다. 주변 소규모 셀러들의 배송 업무를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물류대행의 형태가 되었고, 그것이 나우패킹의 출발점이 되었다.

회사 리플랫 자료


Q. 나우패킹 창업의 계기

쇼핑몰을 운영하던 시절, 가장 큰 문제는 제품을 잘 만들고 마케팅을 잘해도 결국 배송이 원활하지 않으면 고객 만족을 끌어낼 수 없다는 점이었다. 특히 소형 쇼핑몰 운영자들이 물류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은 제한적이었고, 이 때문에 재고관리, 출고 지연, 반품 대응 등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비효율을 해소하고, 전문적인 물류 인프라를 갖추어 브랜드의 물류 부담을 줄이고자 나우패킹을 설립하게 되었다.

Q. 현재 나우패킹이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

나우패킹은 이커머스 전반을 아우르는 풀필먼트 및 3PL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입고, 보관, 피킹, 패킹, 출고, 반품 등 전반적인 물류 업무를 수행하며, 특히 의류 및 패션 브랜드에 특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온라인 브랜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및 리테일 매장의 물류도 함께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해외 물류까지 아우르고 있다.

Q. 나우패킹만의 경쟁력

첫째, 패션 전문 물류회사로서 의류 보관과 포장에 최적화된 시스템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 둘째,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당일 출고율을 높이며 고객사의 빠른 물류 대응을 지원한다. 셋째, 범용 솔루션 대신 자체 개발한 물류 시스템 NFS(Now Fulfillment System)를 통해 고객별로 맞춤형 설정과 연동이 가능하다. 넷째, 단순 배송 대행을 넘어서 마케팅, 컨설팅까지 함께하는 종합적 브랜드 파트너로서의 정체성을 갖추고 있으며,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통합 성장을 물류로 연결시키는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

Q. 자체 시스템 NFS는 어떤 배경에서 개발하게 되었는가

기존의 외부 솔루션은 범용성은 뛰어나지만, 자사 고유의 프로세스나 서비스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변형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시스템에 맞추기 위해 운영방식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물류라는 업은 무형에 가깝기 때문에 유형의 자산이나 시스템이 필요했고, 그 결과물이 NFS였다. NFS는 단순한 재고관리 시스템이 아니라,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 기반 컨설팅, 해외 출고 대응 등 전방위적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나우패킹 업무흐름도


Q. 최근에 집중하고 있는 신사업이 있다면

현재 브랜드 맞춤형 물류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광고 및 마케팅 연계 전략도 함께 설계 중이다. 단순 물류 대행이 아닌, 브랜드 매출 성장을 위한 동반자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광고 효율과 물류 효율을 동시에 고려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동대문 시장과의 연계를 통해 발주 자동화 시스템도 개발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플랫폼 전환까지 계획하고 있다.

Q. 주요 고객층

국내외에서 확장을 꿈꾸는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주요 고객이다. 무신사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중소형 브랜드부터, 팝업스토어나 오프라인 매장을 병행하는 브랜드까지 다양하다. 특히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풀필먼트와 통합 물류 서비스를 찾는 고객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고객사마다 전담 매니저를 두고, NFS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물류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Q. ‘상품화 센터’는 무엇이며, 왜 분리 운영하는가

상품화 센터는 입고, 검수, 검품 등 상품화 과정을 전담하는 전용 공간이다. 출고는 별도의 센터에서 운영하며,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 공간에서 입출고, 검품을 모두 처리했으나, 공간과 인력을 분리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정확한 처리가 가능해졌다. 특히 해외 출고를 염두에 두고 있는 브랜드의 경우, 상품화를 거친 후 해외로 바로 발송이 가능해 글로벌 물류 대응에 유리한 구조를 확보하게 되었다.

Q. 향후 목표

단기적으로는 동대문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의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물류 거점 확보와 플랫폼화를 통해 글로벌 유통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나우패킹이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동시에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Q. 경영 철학

"고객의 성공이 곧 나우패킹의 성공"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고객의 문제를 곧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겉으로 보기 좋은 회사”가 아닌,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스템 개발, 문화 구축, 고객 소통 등 전방위적 개선을 멈추지 않고 있다.

Q. 젊은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창업은 아이디어보다 실행이 중요하며, 실행력은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빠르게 수정하고, 시장의 흐름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처음부터 거대한 성공을 꿈꾸기보다, 작고 확실한 성장을 반복해나가며 사업을 다져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성공 전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