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환자의 치료 이행과 병원 외부 재활 관리의 공백이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병원 중심 치료 모델은 시간과 인력의 한계로 인해 환자의 회복을 끝까지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재활 솔루션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의료진의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운동 처방을 제공하고, 환자의 회복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은 단순한 운동 안내를 넘어선 치료 연장선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디지털 치료제와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결합한 재활 플랫폼은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치료 지속성과 의료 자원 효율화로 주목받고 있다. 잇피의 이성민, 이재준 대표를 만나 AI 기반 디지털 재활 플랫폼 ‘링닥(RingDoc)’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좌)이재준 (우)이성민 공동대표


자기소개

잇피의 공동대표인 이성민 대표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이자 디지털헬스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병원 전임의와 경희의료원 메타버스 메디컬 트윈 TFT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미국 의사 자격증(USMLE)을 보유한 글로벌 의료 전문가로서, 임상 현장의 실질적인 의료 니즈를 반영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이재준 공동대표는 미국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국내에서 MBA 석사를 마친 후,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B.Braun 한국지사에서 마케팅 부문을 이끌고, Merit Medical 북아시아 총괄과 Becton Dickinson 한국지사 이사를 역임하며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쳐 전략적 실행력을 갖췄다.

창업 동기

근골격계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의 단절과 낮은 치료 이행도, 그리고 부족한 모니터링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2년 7월 잇피를 창업했다. 임상 현장에서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재활 치료의 공백과 비효율을 직접 체감한 경험이 창업의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오십견 환자들은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만, 환자 스스로 재활 운동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실행하지 않아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현실을 목격했다. 이에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의료 환경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짜 도구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다.

주요 비즈니스 영역

잇피는 근골격계 질환자를 위한 AI 기반 디지털 재활 플랫폼 ‘링닥(RingDoc)’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링닥은 병원의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맞춤형 운동을 처방하고, 치료 이행도 및 회복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재활의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링닥’이라는 이름에는 의사와 환자를 하나의 링(Ring)으로 연결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이 플랫폼을 통해 진료실 밖에서도 재활이 끊기지 않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환자가 적절한 운동법을 알지 못해 치료를 미루거나 중단하게 되는 상황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실용적인 솔루션으로 개발되었다.

잇피는 현재 병원 대상의 B2H(Business to Hospital) 모델과 일반인을 위한 B2C 구독형 서비스를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이며, 향후 재활운동기기 및 헬스케어 소비재 분야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 구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료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환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실행 가능한 기술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쟁력


잇피는 병원 진단과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맞춤형 운동을 자동 처방하고 회복 경과를 모니터링하는 임상 기반 디지털 재활 플랫폼이다. 단순 운동 앱이 아닌, 진단부터 운동·경과 관리까지 환자의 재활 여정을 통합 지원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자체 개발한 비접촉 관절 측정 기술은 센서 없이도 98.7%의 정확도로 관절 가동범위를 분석하며, 5만 건 이상의 환자 데이터와 1,000개 이상의 운동 영상을 기반으로 한 AI 큐레이션 시스템이다. 사용자 신뢰도도 높아, 링닥 서비스 사용자 대상 설문에서 정기 사용 의향(89.2%)과 추천 의향(83.8%)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고령자도 사용 가능한 UX/UI로 접근성을 높였다. 정식 론칭 이후 빠르게 확산 중이며, 현재 누적 처방 2300건, 20개 병원 도입, 월간 이용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준비 중인 신사업

현재 잇피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비접촉 관절 측정 의료기기 ‘링닥 모션(RingDoc Motion)’의 인허가 및 정식 출시다. 링닥 모션은 별도의 장비 착용 없이, AI 기반 기술을 통해 관절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기로, 비접촉·비방사선 방식으로 사용자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측정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며, 병원 내 진단뿐 아니라 원격 재활 경과 관찰, 운동 수행 추적 등 다양한 의료 환경에 적용하도록 개발 중이다. 잇피는 링닥 모션을 통해 디지털 재활 솔루션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더 효율적인 진단·관리 도구를 제공하고자 한다.

주요 타깃층 및 고객관리

잇피의 주요 타깃층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수술이나 재활 치료가 필요한 중장년층과 고령 환자 및 이들을 진료하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신경과, 마취통증의학과, 한의원 등이 있다. 병원은 환자의 상태를 지속 추적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며, 환자는 집에서도 효율적으로 치료를 이어가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에 잇피는 의료진 전용 포털과 환자용 앱을 연동하여 실시간 소통과 맞춤형 처방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회복 리포트와 만족도 설문 등을 통해 치료 이행 정도를 정기적으로 관리하며 병원과 환자 간의 연결성과 치료 성과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현재 유튜브 링닥을 통해 자사 플랫폼을 알리고 있으며, 의사와 환자에게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잇피의 플랫폼은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국내 주요 20여 개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로컬 병원에서는 구독 형태로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향후 계획 및 목표

잇피는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임상 효과와 사용자 경험을 모두 만족시키는 표준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링닥은 국내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 중이며,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안정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중기부 TIPS 프로그램에 선정, AI 기반 진단·운동 처방 시스템의 정밀도를 높이며 맞춤형 알고리즘과 예측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 중이며, 2025년 CES 참가를 시작으로 북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출바우처·글로벌 PoC 등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현지화 및 파트너십 확대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 병원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잇피는 단순 예약 시스템이나 운동 안내에 그치는 기존 솔루션과 달리, 임상 기반의 통합 플랫폼으로 진단부터 처방, 경과 모니터링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할 준비가 된 기업으로, 업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영철학

창업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비전과 실행력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면의 확신이다. 기술이나 자금은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 현장에서 출발한 창업자로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기술 그 자체보다 임상적 효용을 우선하며, 실제 의료 환경에서 작동하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용자의 불편에 공감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구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팀워크를 이끌어가는 것이 나의 경영철학이다. 잇피는 의료진과 환자를 하나의 ‘링(Ring)’으로 연결해 맞춤형 재활운동과 전 주기적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의 본질을 개선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